Monday, February 20, 2012

면접시 자기소개에서 꼭 해야 할 말은 무엇인가? - 유형별 사례분석

이 세상의 모든 시험이 다 그렇듯이, 문제에는 반드시 출제자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따라서 출제자의 의도만 꿰뚫는다면 문제는 저절로 풀리는 법이다.

그런데 출제자의 의도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답안을 쓰면, 틀리지는 않았다고 할지라도 합격으로 연결되지 않는 결과를 불러오고 만다. 그렇다면 ‘자기소개를 해보십시오’라는 문제 속에서, 출제자인 면접관은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 것일까?

자기소개라는 단어는 대단히 추상적이며 넓은 의미를 포괄하고 있다. 혈액형에 관한 이야기도,이름에 얽힌 사연도, 어릴 때의 추억도, 출신지에 대한 이야기도, 별자리에 관한 이야기도, 말하는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모두 자기소개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런 것들도 자기소개임은 틀림없지만, 면접의 자기소개라는 조건이 붙으면 득점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단순한 소개에 지나지 않게 된다.
면접의 자기소개를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가?’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 앞에서 늘어놓은 말도 모두 자기소개임에는 틀림없지만, 면접의 자기소개로서 적합한 것과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 있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취업 희망자는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단할 수 있는 선구안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서 당신은 스트라이크만을 골라 치면 되는 것이다. 혈액형이나 출신지는 모두 타자 옆으로 빠지는 볼에 불과하다.
자기소개를 늘어놓는 사람을 보면, 거의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집안자랑형"
자기 집안의 사람들이 얼마나 훌륭한 지위에 있고 얼마나 학식이 높은지 그리고 얼마나 화목한지, 입이 닳도록 집안 자랑을 늘어놓는 유형이다.
면접은 자기에 대한 이야기, 다시 말해 ‘나는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무엇을 했는가?’를 말하는 자리이지, 집안 자랑을 늘어놓는 자리가 아니다.


둘째, "급성 기억상실형"
면접을 하다보면 기억상실증 환자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설마 그럴 리가 있느냐고 웃을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의 이야기다.
분명히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가?’ 하는 질문은, 한마디로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자신의 주체성을 묻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응시자가 대답이 막히면 면접관은 ‘뭔가 생각나는 것이 없습니까?’라든지, ‘예를 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라고 친절하게 물어주기도 한다. 처음 만난 면접관을 통해서 ‘과연 나는 누구인가?’라고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나는 무엇을 해왔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할 기회가 없었을 테니까,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을 때 철저하게 생각해보기로 하자. 


이렇게 말하면 ‘지금까지 해온 일을 이야기하면 되는구나. 그거야 간단하지. 기억력에는 자신이 있으니까. 나는 태어난 병원의 벽지까지 모조리 기억하고 있다구!’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 사람이 바로 셋째에 해당하는 "단편소설형"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태어난 날의 아침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불과 10분 정도에 지나지 않는 면접에서는 유치원에 들어간 부분에서 시간이 끊겨 버린다. 그래서 단편소설형의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이 너무 짧다고 투덜거린다.
그러나 면접에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10분 정도라는 것은 상식이 아닌가? 필기시험에 시간 제한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면접시험에도 시간 제한이 있다. 10분 안에 자신을 팔지 못하는사람이 어떻게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겠는가?


넷째, "다이제스트형"
지금까지의 생애에서 이것도 했다, 저것도 했다 하고 주마등처럼 단숨에 떠들어대는 유형의 사람들이다. 이렇게 잔뜩 늘어놓으면 에너지가 왕성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지 않을까 라는 속셈도 있겠지만, 이런 사람은 결국 단순 나열로 끝나고 만다. 게다가 에피소드 하나 하나의 구체성이 없고 산만하기 때문에, 면접관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면접의 자기소개에서 반드시 해야 할 말은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클라이맥스’다. 따라서 장황하게 나열하기만 해서는 패배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다섯째, "왕년의 금송아지형"
초등학교 때에는 야구를 꽤 잘했는데……'라고 서두를 꺼내는 사람들이다. 초등학교 때에 했던야구가 그에게는 가장 큰 추억이라는 사실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더 이상의 사건이 없었다는 뜻인가? 면접관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도대체 대학시절에는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중학교 입시의 면접이라면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해도 좋지만, 어른이 되어서까지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면 너무 한심하지 않은가? 그의 인생은 초등학교 시절이 황금기였고, 그 이후는 다만 남겨진 삶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인가?
시간적으로 현재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는 역시 강렬한 인상이 남지 않는다. 책갈피 속에 끼여 있는 빛 바랜 추억보다 바로 얼마 전에 일어난 사건이 훨씬 생생하게 전달되는 법이다.


따라서 에피소드는 가능하면 최근의 것을 선택해서 면접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도록 해야 한다. 자신이 얼마나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지금까지 아르바이트도, 동아리 활동도 하지 않은 사람은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하고 울상을 짓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속에서, 하룻밤 내내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소재를 찾아야 한다. 당신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왔다면, 틀림없이 그런 소재 한두 가지쯤은 가지고 있어야 당연하지않을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